2019년을 되돌아 보면, 이직 준비와 새로운 회사 적응으로 가득 찬 해 였습니다.
상반기 롯데정보통신 스펙태클 전형을 준비하며 느낀 점과 내용을 공유합니다.

이직 준비

3년간 재직했던 스타트업에서 한계를 느껴 2월쯤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대학생 시절 스펙보다는 실무라고 생각해서 창업과 현장 실습으로 개발 경험을 쌓고,
바로 취직까지 했지만 막상 이직을 하려 이력서를 작성해보니 채울 수 있는게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2019년 상반기에 대기업 IT 회사 위주로 지원을 했지만, 당연히 서류를 통과한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공채 경험이라도 해보자고 애써 위로했지만, 그래도 거듭되는 탈락에 점점 자신감도 잃어갔습니다.

그렇게 상반기를 포기하던 중, 지인을 통해 롯데정보통신 SPEC태클 전형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력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기입한 후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로 서류를 접수하고,
기술 면접과 임원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까지 갈 수 있는, 중고 신입인 저에게는 너무 필요한 전형이였습니다.

SPEC태클

타 계열사와 달리 롯데정보통신은 인턴이 아닌 사원인 A 그레이드로 채용되기 때문에,
합격과 동시에 공채로 뽑힌 동기들과 함께 입사합니다.

롯데의 SPEC태클 전형은 굉장히 빠듯한 일정을 소화 해야하는데,
공채가 끝난 후 부터 그룹 연수를 가기 직전까지 진행되는 전형이기 때문입니다.

  • 6월 5일 서류 전형 합격자 발표
  • 6월 12-13일 면접 전형 진행
  • 6월 27일 합격자 발표
  • 7월 1일 신입사원 자사 오리엔테이션
  • 7월 2일 신입사원 그룹 입문교육

상반기에 진행됐던 스펙태클 일정입니다. 서류 전형 발표 후, 몇 일 뒤 면접을 보기 때문에 서류 제출과 동시에 기술 면접을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더군다나 면접용 자기소개서를 제출 해야하기 때문에, 기술 면접 준비 시간이 부족합니다.
최종 합격자 발표 후에는 증빙 서류를 다음날 16시 까지 제출 해야 합니다. 꼭 미리 준비하세요!

저 같은 경우는 재직 중에 최종 합격을 한거라, 목요일에 발표가 나자마자 사직서 결재 올리고 금요일에 인수인계 후 퇴사하고,
월요일에 자사 오리엔테이션 참석했습니다. (스타트업이여서 가능 했던 것 같습니다.)
연수 들으며 다른 동기들과 이야기해보니,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렇듯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서류 전형

서류 전형은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자기소개서

최근 4년 간, 지원하신 직무와 관련한 본인의 역량 및 경험을 기술하시오.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개발언어/환경,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 위주로 작성)
자기 소개서는 포트폴리오에 작성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어느 정도 스토리라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자소서를 많이 안 볼 것 같아서 각 프로젝트 당 경험 -> 역할 -> 배운 역량 -> 어려웠던 점 -> 문제 해결 -> 성과의 흐름으로 적었고, 사용했던 개발 스킬 위주로 써내려갔습니다.
한참 포기하고 싶은 시기에 작성한거라, 대충 작성한 기억이 있는데 자소서는 잘 안보는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스펙'에 관련된 내용은 일절 적으면 안됩니다. 기준은 자격증, 출신 학교, 어학 점수 등이고 공모전이나 인턴 등의 스토리는 적어도 좋으나, 회사명이나 공모전명 등은 언급하면 안됩니다.

아래는 제 자소서 경험 예시 입니다.


[간편 결제를 활용한 복지몰]
현장 실습을 통해 복지 서비스 앱을 출시한 경험이 있습니다. Java를 사용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직무를 맡았고, 선임 한 분과 함께 개발했습니다. 메인 스레드에서만 UI가 변경되는 안드로이드의 단점을 해결하고자, 데이터 바인딩과 RxJava를 활용해 리액티브 프로그래밍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결과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 직무로 참여했고, 후에 서버 개발로 직무 전환하며 React.js와 Golang 역량을 키웠습니다. 또한 AWS의 Codestar를 활용해 CI/CD 인프라 구축을 경험했습니다. 기존 EC2 인스턴스에 배포했던 방식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서버리스를 학습해 관리자 페이지를 Lambda로 배포하며 EC2에 비해 비용 절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배포도 자동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소서는 많이 안보는 것 같습니다……
공채 준비가 처음이라, 여자친구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작성해서 그나마 나아졌지만… 지금 봐도 엉망이네요 👻👻👻

포트폴리오

제가 가장 중점으로 작성한 게 포트폴리오입니다. 스펙태클인만큼 당연히 내가 지금까지 키워온 직무 역량을 어필하는게 중요합니다.

포트폴리오에는 총 5 개의 프로젝트를 적을 수 있고 5 개를 작성하지 않아도 지장은 없습니다. (면접 보러 오신 분 중 5 개를 안 채우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포트폴리오 개요 제가 작성한 포트폴리오 개요입니다. 항목에 맞지 않아도, 어떻게든 어필하려고 다 넣었습니다. 개발 언어 항목에 사용한 언어와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등을 적었고 IT Tool에는 그 외에 것을 기입했습니다. 어차피 상세에 다 기입할 내용들이라, 항목이 애매해도 다 적었습니다.

아래는 프로젝트 상세 내용입니다. 포트폴리오1 개발 내용 항목이 너무 넓어서 프로젝트 개요, 담당 업무, 주요 내용으로 항목을 나눠 작성했습니다. 아래에 문제해결 과정 항목이 따로 있어서, 간략하게 적으려고하니 너무 공간이 많이 남아서, 주요 내용을 리스트 형식으로 작성했고, 다른 프로젝트에는 공간을 채우기 위해 개발한 앱의 스크린샷을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문제해결 과정문제 발견 -> 해결하기 위한 노력 -> 해결 방안 제시 -> 결과 순으로 작성했습니다.

면접 전형

면접은 앞서 말했듯이 기술 면접임원 면접을 이틀에 걸쳐 진행하게 됩니다.
1일차에 실습을 진행하고, 2일차에 실습을 기반으로 기술 면접과 임원 면접을 봤습니다.
실습은 8시 부터 18시 까지 총 10시간 진행되고, 중간에 점심 시간이 있습니다만 생략하고 실습하셔도 무방합니다.

실습에 앞서 많은 기사나 블로그를 찾아봤지만 실습 주제** 예약 프로그램 제작 같은 미니 프로젝트 형식이라고 알고 갔지만, 이번 실습부터 문제 유형이 싹 바뀌었습니다.
오전/오후로 나누어 문제가 달랐고, 오전은 알고리즘 3문제 오후엔 미니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이였습니다. 문제를 정확히 언급할 순 없지만 알고리즘 문제의 타 회사들의 코딩 테스트에 비해 쉬운 편이였고, 미니 프로젝트는 명시된 요구 사항, 제약 사항, 가산점 항목 등을 참고해 주제에 명시된 프로그램을 18시까지 개발하고, 다음날 기술 면접 때 발표할 PPT까지 제작해야합니다. 시간이 굉장히 부족하죠…..
오전 알고리즘 문제는, 본인이 자신있는 개발 언어를 사용하면 됐고, Input의 형태도 자유였습니다.
오후 미니 프로젝트 또한 자유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본인이 자신있는 개발 언어와 프레임워크, DB, 인프라 그 어떤것이든 사용해도 무방했습니다. 클라이언트 개발은 필수인데, 대부분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개발을 하거나, Spring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웹으로 개발했습니다. 본인이 클라이언트 개발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콘솔 화면도 가능하다고는 명시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AWS EC2, RDS, Elasticache로 인프라 구성, React.js로 웹, golang으로 API 서버 개발해 제출했고, 시간이 부족해 PPT는 말로 어떻게든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DB 스키마 구조와 인프라 구조, 그리고 웹 화면만 모두 캡처해놓고 제출했습니다.

2019 하반기 실습은 또 완전히 달랐습니다. 전해들은거라 다 기억은 안나지만, node.js로 한정되어있고, 완성된 프로젝트에서 어느 한 부분만 빼놓아 error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형식으로 실습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해결한 사람은 5명 미만이라는 소문이..)

실습 날 100명 정도가 온 것 같았는데, 절반은 도중에 퇴실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프로젝트는 자신 있었지만, 문제 유형이 바뀌어 알고리즘 시험을 본다고 해서 오전에 멘탈이 살짝 흔들렸습니다. 알고리즘이 출제된다는 말은 못들었고, 학부생 이후로 알고리즘은 손 놓고 있어서 더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 마지막 기회인데 이대로 나가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문제를 차근차근 봤더니,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 무난하게 해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펙태클은 타 회사 최종 합격까지 받고 오신 분들도 면접비(하루 3만원)만 받으려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로비에서 대기하거나 점심 먹을 때 멘탈 흔드는 말이 많이 들립니다…. 때리고 싶지만 참읍시다. 면접비는 롯데카드에서 발행된 선불카드인데, 어디서나 사용 가능합니다만, IC칩이 없기 때문에 결제시 꼭 마그네틱으로 해달라고 해야합니다.

기술 면접

기술 면접은 3:1로 진행 됐습니다. 전날 실습한 코드를 직접 리뷰하는 자리인데요, 주로 왜 이렇게 했는지를 많이 물어봅니다. 실습날, 앞에 감독관들이 계속 포기만 하지 마라 라고하는데 실제로 모두 완성하는 사람도 적고, 완성하지 못해도 본인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를 코드 리뷰에서 잘 풀어내서 합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알고리즘 리뷰를 할 때, 면접관분들도 문제에 대한 공유가 얼마 안됐는지 그냥 Input에 대한 output만 확인하고 질문은 거의 없었습니다.

질문은 거의 미니프로젝트에서 많이 나왔는데, PPT에 작성한 인프라 설계 -> DB 스키마 설계 -> 화면 순으로 발표했습니다. 기억에 남은 질문은 대략 이렇습니다.

  1. 회원가입 시, validation은 어떻게 하나요?
  2. 로그인 세션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3. RESTful API에서 request를 통일시키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4. Golang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5. Docker는 무엇인가요?
  6. SPA와 serverside rendering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왜 SPA로 개발했나요?

기술 면접은 4개 정도의 회의실에서 진행됐어서 면접관들에 따라 스타일이 많이 달랐습니다. 중간중간 질문이 더 있긴 했지만 제가 본 면접관들은 질문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였어서 당시엔 망쳤다고 생각했어요.. 임원 면접보다 기술 면접의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많이 긴장한 상태에서 본 것 같습니다.

임원 면접

임원 면접은 2:3 으로 진행되고, 임원이 2명 입니다. 입실한 뒤 다같이 인사를 하고 착석합니다. 면접을 진행하기 전, 임원분들이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주시고 그 뒤에 자기소개 부터 시작합니다. 1분 자기소개를 모두 끝마치고 나서, 앞서 언급한 서류 합격 후 작성했던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질문이 시작됩니다. 한명의 임원분이 순서대로 3명에게 질문을 한 후, 다음 임원분이 질문하는 식이였습니다. 롯데 임원분들은 솔직함을 많이 보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임원 중 한 분이 퇴사 이유를 물어보셔서 좋게 포장해서 말하니까 ‘저희 회사도 그런데요?‘라고 말해 순간 당황했습니다…. (얼버무리자 그 뒤에 바로 추가 질문없이 넘어갔습니다..😂)

면접 당시 기억에 남는 질문들입니다.

  • 상사가 부당한 요구를 계속해서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API를 쉽게 설명해주세요.
  • 퇴직 사유?
  • 언제까지 롯데에 재직할 생각입니까?

이 정도가 자기소개서 외에 나온 질문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 질문들은 자기 소개서 위주로 나옵니다.

후기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은 거의 포기하고 지냈습니다.
기술 면접에 질문도 많이 못 받았고, 임원 면접은 ‘퇴직 사유’ 질문으로 너무 망쳐서 기대가 하나도 안됐습니다..😭😭
슬슬 경력직으로 이직할 회사를 하나둘 찾아보던 27일 목요일.. 발표 시간이 다가오고.. 오후 4시 발표 시간이 되자 마자 확인한 결과!

합격 정말 몇 분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거듭되는 탈락 소식만 보다가 최종 합격은 처음 봐서 감격이 더 컸습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몰래 확인한거라 속으로 소리지르고, 기뻐할 내색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십여 분쯤 지나고, 합격 메일이 오며 기뻐할 새도 없이 증명서 제출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합격

제가 경험해 본 SPEC태클은 중고 신입이 이직하기 가장 좋은 전형인 것 같습니다. 실습 난이도도 실무에 비해 매우 낮고, 면접도 하루 동안 진행돼 2일 연차만 쓰면 돼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SPEC태클은 더 어려워 질 것 같습니다. 매번 인사팀 분들이 피드백을 받으며 난이도 조절을 해서, 항상 다른 유형의 문제가 출제됩니다. (19년 하반기는 실습 문제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하네요.)
모두 실습 날 그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멘탈 잡으셔서 끝까지 남아 문제 해결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남아 있기만해도 합격에 가까워지는 걸 직접 봤습니다!
🙌다들 준비 열심히 하셔서, 꼭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